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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라

관상(2013), 연기 스펙트럼에 놀라웠던 조정석

by 뷰티살롱 201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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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정석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관상'을 관람하게 되면 배우 조정석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드라마 '
더 킹 두하츠'라는 작품을 통해서 인기배우로써의 위치를 굳히게 된 늙깍기 배우에 대하는 연기자이기도 한데, 영화 '관상'을 통해서 또한번 조정석의 진가를 재조명하지 않을 수 없겠다.

영화 '관상'은 출연하는 배우진만으로도 족히 500만명의 흥행돌파라는 것은 사전에 약속되어져 있던 작품이라 할만하다. 송강호와 김혜수, 이정재와 백윤식 등의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요즘 최고의 대세남이라 할 수 있는 이종석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의 출연만으로도 인기는 따놓았다 할만한 작품이다. 개봉되기가 무섭게 최근 흥행실적을 들여다보니 어느샌가 800만명이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대단한 스코어다. 올해들어 한국영화들이 쾌속질주를 하려는 듯이 개봉되면 한달에 한두편씩은 500만명 돌파는 기본스코어인 듯이 싱겁게 넘기는 모습이기도 하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500만명의 관람객 동원은 대단한 흥행성적이었는데, 가뿐해 보인다는 느낄이랄까 싶다.

영화 '관상'은 배우들의 출연외에도 실제사건이었던 계유정난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약한 문종이 왕이되자 숙부인 수양대군이 스스로 왕위에 오르게 되면서 난을 일으킨 사건으로 흔히 사육신과 생육신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관상'은 계유정난의 한가운데에서 권력을 쥐고 있던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싸움을 '관상학'을 결부시켜 놓은 작품이라 할만하다.

왕위를 물려주고자 하는 왕과 스스로 왕위를 차지하려는 자, 그리고 신하된 입장에서 왕권을 유지시키려 한 자의 이야기는 각기, 문종(김태우)과 수양대군(이정재), 김종서(백윤식)의 싸움으로 함축할 수 있겠다. 쇄약해진 문종은 어린 단종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난을 일으킬 자들을 관상가인 내경(송강호)에게 골라내도록 하지만, 수양대군은 왕의 그같은 처사를 눈치채고 자신을 대신해 다른 사람을 내경의 앞에 나서게 한다.


사람의 얼굴만으로 살인사건의 진범마저 잡아낼 정도로 관상학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내경은 문종이 죽고나서야 진짜 수양대군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단종이 왕위에 오르자 왕위를 지켜내려는 김종서와 왕위를 빼앗으려하는 수양대군의 차가운 대립은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르게 되고 결과는 역사에 있듯이 수양대군의 왕위찬탈과 김종서의 죽음으로 이루어진다.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대립을 사람의 얼굴이라는 관상학을 사이에 두고 대립되어져 있는 구도는 흥미로움을 지닌다. 거침이 없는 범의 용모를 지닌 김종서와 자신의 것을 만들기 위해서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물었던 입을 놓지 않는 이리의 관상을 지닌 수양대군은 같은 영역에서 함께 살아가지 못하는 대립의 관계다. 결국은 누군가 한사람은 죽어야만 하는 관계인 두 인물의 대립에 관상쟁이인 내경이 개입된 구도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이라는 사건은 조선의 역대 왕위를 놓고 본다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소위 관상학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할수 있는 연대표이기도 한데, 조선의 건국이 형제들의 끝없는 피의 대립에서 세워졌던 혼란의 시기였다면, 이를 종결시켰던 이는 이도 세종이었다.


문인을 동용시키고, 수많은 업적과 치세를 일으켰던 세종의 시대이후에 찾아온 조선의 시대는 또한번의 암흑기를 맞게 되는게 바로 수양대군 세조의 즉위라 할만하겠다. 사람의 얼굴만으로 길흉화복을 점칠 수 있다고 할때,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것에 인생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인상이 변한다고도 한다. 즉 인간의 운명은 스스로 바꿔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흥하게 되면 쇄하기 마련이고, 쇄하면 다시 흥하는 이치와 같지 않을까. 조선의 역대 왕위계승을 놓고 치열하게 벌어지는 싸움이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배우 백윤식과 이정재의 첨예한 대립선과 더불어 송강호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은 영화 '관상'의 재미를 더할나위없이 리드마컬하게 전개해나가는 원동력이라 할만하다. 특히 거대한 두 인물의 대립속에서 어느 한편으로 기울어가지 못하던 내경의 갈등과 결과적으로 김종서의 편에 서게 된 감정의 흐름도 볼만하다.

내경의 갈등은 사실상 송강호의 연기력도 지배적이라 할만하겠지만, 거기에는 숨겨져 있던 새로운 인물의 개입이 절대적이다. 바로 세조와 다른 3명의 왕을 섬겼던 한명희의 존재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채, 숨겨져있는 미스테리한 인물로 영화를 좌지우지한다는 점은 클라이막스를 향한 거대한 장치라 할만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화 '관상'은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다시금 발견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 할만한 작품이다. 필자는 드라마 '더킹투하츠'를 통해서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전혀 새로운 캐릭터인 팽헌을 연기한다. 내경과 팽헌은 역적집안의 후손으로 사람들이 드문 곳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던 그들이지만 내경의 아들인 진형(이종석)은 벼슬에 마음을 두고 있는 청년이었다. 관료가 되는 것을 그리던 아들 진형은 한양으로 올라가 벼슬길에 오르게 되는데, 동시에 내경역시 뛰어난 관상쟁이로 연홍(김혜수)에게 술수에 걸려 객주가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보게 된다.

세상물정 모르면서 숨어 지내던 내경과 팽헌의 연기호흡은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을 들었다놨다를 반복한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날카롭고도 긴장감 넘치는 대립속에서 내경과 팽헌의 능청스러움은 해학과 재미를 선사한다고 할만하다.

관상이라는 과연 존재하는가?

영화 '관상'은 우리나라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사주팔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지라 관객몰이에는 더할나위없는 소재라 할만하다. 헌데 말이다. 내경이 마지막에 읖조리는 말은 영화관에 불이 껴지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의 인생이란 운명이라는 덫에 걸려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소위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얼굴속에 들어있는 인생운처럼 말이다. 디지털 세상에 갇혀 지내는 메트릭스에 갇힌 사람들처럼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과연 태어날때부터 정해져 있는 운명이 있을까? 사람이 어떻게 생활하고 말을 하는가에 따라서 사람의 얼굴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간다는 얘기다. 운명이란 이미 정해져 있을 수도 있겠고,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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