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SBS의 <온에어>에서 김하늘과 함께 CF촬영 카메오 출연으로 잠깐 모습을 보였던 송창의가 <이산>의 후반부를 위해서 정약용 역에 캐스팅되어 모습을 비췄다. 정조(이서진)와 정약용(송창의)과의 나이차이를 고려해 본다면 송창의씨의 캐스팅은 어느정도 올바른 모양새인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기존에 <황금신부>를 통해서 송창의씨의 연기력은 이미 입증된 바 있기도 하다.
그러나 갈길이 멀기만 하다.
<이산>의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사실상 홍국영의 퇴장에 너무 긴 시간을 소비한 경향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노론세력으로 홍국영의 숙적이라 할 만했던 정후겸이 드라마에서 퇴장하고 나서 어림잡아 10여회를 넘도록 홍국영이라는 인물에 드라마 <이산>은 시간소모를 상당히 진행했다는 얘기다.
1차 연장이 있었고, 사실상 정약용의 등장은 드라마 <이산>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가지게 될 것인가가 미지수다. 75회로 최종적인 연장이 결정되었지만 과연 정조의 새로운 측근으로 부각될 정약용의 실체는 어떠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한가지 의아한 사실은 정조와 정약용의 실질적인 만남은 정약용이 암행어사의 임무를 끝마치고 난 연휴의 기간이 아니었을까. 또한 정약용이 출사해 조정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시기적으로 홍국영이 죽은 후 2년여의 시간이 지난 후다. 결국 동시대에 살았다 하더라도 정조에게 홍국영과 정약용은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만났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같은 등장인물들의 출연은 이산이 점차 종영이 임박해지게 됨으로써 부득이하게 동시에 정조에게 접근시킨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홍국영의 역할이 드라마 <이산>에서는 이산 정조의 최측근이자 마지막에는 돌이킬 수 없는 최고의 대역죄인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그려내자니 자연적으로 드라마의 전개가 지루하게 연결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홍국영은 최후까지도 정조에게 최고의 적수가 되지는 않게 묘사되었고, 정조또한 홍국영을 최후까지 개혁을 위해서 매몰차게 내치지 않는 것으로 귀결되기는 했다.
정조의 개혁의 불꽃을 꽃피운 사람들
영,정조시대를 일컬어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라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많은 개혁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분제나 군사체제, 과학기술 등에 이르는 많은 업적들이 정조시대에 개편되고 재정립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정조시대에는 많은 개혁파 인물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정조를 보좌하는 중신들 또한 존재하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홍국영이라는 인물은 어찌보면 정조의 측근이기는 하지만 정조의 왕위 계승을 위해 초반 개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이산이 왕으로 안전하게 즉위하기 위한 조력자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
실제적으로 정조시대에 이르러 개혁을 주도했던 인물들 중에는 홍국영 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서 드라마 <이산>에 등장하고 있지만, 그 존재감이 가벼워 보이는 듯한 인물들에 대해서 짚어보자.
1. 정조의 개혁의 중심이었던 체제공
먼저 정조에게는 홍국영 이상으로 조력자라 할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체제공이다. 세손시절 영조가 사도세자를 페하려 할 때 목숨을 걸고 저지할 만큼 강직한 성품의 인물이었다. 또한 정조때에는 6조진언의 올리기도 했었고, 수원화성의 축조에 있어서 총책임자에 해당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가지 드라마 <이산>에서 잘못 알려져 있는 사실이 있다면 체제공(한인수)은 홍국영의 축출로 함게 탄핵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체제공은 홍국영이 조정을 떠난 후 8년여의 기간을 칩거하게 되고 후에 정조에 의해 우의정에 제수하게 된다. 이때에 올린 것이 6조진언이다.
2. 농공행상의 개혁에 일조한 박제가
드라마 <이산>에서는 사실상 홍국영의 그늘에 가려 그 존재가 무색하리만치 보여지는 사람은 박제가가 아닐까. 실학파의 인물이기도 한 박제가(정재곤)는 서얼 출신의 신분적 문제로 드라마 <이산>에서는 어찌보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는 체제공을 수행해 청국의 문물을 수용해 조선사회의 폐단을 지적한 바 있는 인물이다. 또한 신분차별 타파와 상공업 장려를 하는 등 어찌보면 조선 정조시대에 있어서 실질적인 개혁의 인물이 아니었을까.
3. 왕권강화의 핵심인 군사체제의 완비 백동수
익위사 관원인 서장보나 박대수를 십합내에 무릎꿇린 초야의 무사로 등장한 적이 있는 인물이 있었다. 박제가가 규장각 검시관이 아니었을 당시 정조는 익위사 관원과 홍국영을 데리고 저작거리에 나섰다가 독설가다운 박제가와 그의 동무였던 백동수에게 보기좋게 한방을 얻어맞은 분량이 방송되었었다.
백동수(김성실 무술감독)는 어쩌면 정조 시대에 군사체제에 있어서 문헌적인 정리를 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숙영소를 폐지하고 새로운 친위군인 장용영을 설치한다. 백동수의 모습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어찌보면 박대수 역이 백동수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혹도 있었지만, 드라마상에서 그의 모습이 비춰진 것을 보아서는 박대수와 백동수를 동일인물로 그려낸 것은 아니었다. 백동수는 후일 장용영의 군사들에게 무예를 가르치는 기준이 되는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인물이다.
4. 수원화성의 현대적 건축술 불러일으킨 정약용
정조시대의 정약용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많다. 특히나 정약용이 유명하게 된 데에는 암행어사라는 직책을 수행하면서 겪은 일들이 현대에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또한 앞으로 전개될 정조의 개혁의 정점이라 하는 수원성 축조에 있어서 현대적 과학기술을 도입한 것이 정약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이산>에서 정약용과 이산 정조의 첫 만남은 다소 코믹스러우면서도 재치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2차연장이 없는 한 위에 언급된 사람들에 대한 존재감은 사실상 크게 부각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이제 갓 8회 정도의 분량으로 이들 인물들에 대해서 크지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존재감을 부여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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