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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드라마리뷰

계백 33회, 당과 단절한 백제 그렇지만 가장 통쾌함을 안겨주었던 의자왕

by 뷰티살롱 201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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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계백> 33회에서는 가장 통쾌함과 시원함을 보여준 장면이 있었습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사극드라마를 보게 되면 대체적으로 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왕과 귀족의 등장은 자연스레 주변국과의 정황이 드라마속에 보여지기도 하죠. 그런데 과거의 사극드라마에서는 자주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왔던 듯하지만, 요즘에 방송되는 사극드라마들은 범세계적인 관점을 크게 부각시키려 하는 것일지 중국이나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고대사에서 한반도의 삼국과 대등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 싶더군요.

아마도 kbs에서 방영되는 <광개토태왕>이라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이라면 간혹 후연과 말갈 그리고 백제의 틈바구니에서 고구려라는 나라가 내분이나 일어나고, 계책난발에 속절없이 속는 모습에 화를 내기도 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더군다나 고구려라는 나라가 후연과 비교해 마치 작은 나라처럼 그려지는 듯한 모습도 그리 반가운 모습은 아니라 할 수 있겠죠.

백제의 패망시기를 다루고 있는 mbc의 드라마 <계백>에서도 외교적인 모습을 시청하다보면 '뭥미??'하는 한탄스러운 단어가 흘러나올법도 한데, 당과의 외교전략에 백제가 처해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당과의 외교적 대응에 백제는 마치 속국과도 같은 모습이기 때문이죠. 가장 갈등의 핵심을 드러낸 것은 바로 황후와 태자의 책봉을 인가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드라마 <계백)에서는 은고(송지효)는 자신과 자신의 아들이 백제의 황후와 태자가 될 수 있도록 신라의 김춘추(이동규)와 손을 잡으면서까지 백제의 군사기밀을 빼돌렸습니다. 김춘추로 하여금 당으로부터 황후책봉에 대한 인가를 받아내기 위해서였죠. 사실 당황제로부터 백제의 황후책봉을 인가받는다기 보다는 인정을 받아낸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겁니다. 주변국들로부터 황후로써의 예우를 받아들이게끔 한다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그런 은고의 배신을 보면서 마치 당나라가 백제의 조정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는 듯하다는 느낌이 강하기만 하더군요. 은고의 배신으로 인해서 계백은 백전백승의 신화를 꺾어야만 한 결과를 불러일으켰지만, 더욱 큰 문제는 한번 계백을 꺾은 신라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한데 비해 백제군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사기를 잃은 병사의 싸움은 이미 패전을 눈앞에 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계백(이서진)은 스스로 의자에게 죄인으로 옥사에 갇히게 되는 벌을 청하게 되는데, 33회에서는 처음으로 백제의 왕인 의자의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모습이었습니다. 당나라의 사신인 장손대인은 백제가 고구려와 동맹을 맺었다는 이유로 고구려와의 동맹을 파기하라고 윽박질렀습니다. 장손대인의 협박에 굴하지 않는 의자는 검을 뽑아 사신의 머리채를 날려버리게 되었죠. 당나라 사신의 굴욕은 은고에게는 더없이 위험스러운 모습이었을 겁니다. 신라 김춘추와 손을 잡았다 하더라도 당나라의 재가를 받아내면서 백제 황후자리에 올라섰던지라 당나라 사신의 굴욕은 곧 당과의 외교를 끊겠다는 의자의 의지나 다름없는 것이니까요.

당과의 외교를 끊음으로써 사실상 역사에 기록된 것처럼 백제는 나당연합군의 협공을 받게 되죠. 바다로 통해 백제로 쳐들어오는 당나라와 육로로 사비성을 향해 오는 신라의 김유신의 군대를 동시에 막아내야 하는 위기에 빠지게 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계백>을 시청하면서 단순히 1인칭 주인공격인 <계백장군>만을 염두해두고 시청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사실 계백장군이라는 이름 석자는 김유신과의 최후의 결전이라 할 수 있는 <황산벌> 5천결사대의 일화로 익히 알려져 있는 유명한 실존인물이기 때문이죠. 백제의 패망에 계백 뿐 아니라 흥수와 성충이라는 두 충신도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면 드라마상에서 단순히 영웅적인 면이 부각되어 있는 계백의 모습보다는 성충(전노민)과 흥수(김유석) 두 충신의 모습도 어떻게 그려질지가 기대가 됩니다. 옥사하게 되는 성충과 유배길에 오르게 된 흥수가 역사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지만, 드라마 <계백>에서는 이들 두 인물을 다르게 묘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중 흥수는 태자책봉 문제로 한차례 조정에서 쫓겨난 입장이었던지라 어쩌면 유배길에 오르지 않을수도 있을 듯해 보이더군요.

당나라의 사신 장손대인을 욕보였던 의자왕의 일검은 너무도 통쾌한 장면이기도 했었지요. 아무리 당나라와 외교적으로 동맹관계에 있다고는 하나 고구려와 군사동맹을 맺음으로써 당나라를 공격하려 하는 것이 아닌 신라를 견제하기 위한 자구책을 쓴 백제로써는 장손대인의 무례함은 사신의 자격을 넘어서 마치 당나라의 속국을 찾아온 듯한 모습이기도 했었습니다. 일개 사신자격으로 백제땅에 온 것이라면 당연히 황제인 의자부터 만나야 함에도 장손대인은 은고를 먼저 알현하는 무례를 범하기도 했었습니다.

 
김춘추의 세치혀에 놀아나는 꼴을 보여주고 있는 은고는 자신의 권력을 탐하기 위해서 백제의 기밀을 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임자(이한위)를 통해 신라 김춘추와 내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33회에서는 그동안 계백을 의심하기만 하던 의자왕의 정치적 모습이 돋보였던 회차이기도 했었습니다. 계백의 이름이 백제땅에 높아져갈수록 자신의 입지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낸 듯한 모습에 180도 달라진 성군의 자질이 엿보이기도 하더군요. 군신간에 신의가 없다면 나라는 그야말로 사분오열되게 되는 것일 겁니다. 의자왕의 달라진 모습은 드라마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의자왕의 새로운 재해석의 모습같아서 반갑기도 하더군요. 흔히 사치와 향락에 빠져 백제를 패망의 길로 이끈 마지막 왕이라는 역사의 치욕스러운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이 백제의 의자왕의 이미지일 겁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계백>에서는 달라진 의자를 통해 사치속에 빠져 나라를 위기로 내몬 의자왕의 모습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투입시킴으로써 의자왕을 재평가하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더군요. 그 인물이 다름아닌 은고일 겁니다.

 
백제의 황후인 은고가 신라의 김춘추와 내통하고 있다는 증거를 잡아낸 이는 성충이었습니다. 성충은 자신이 수집한 증거를 통해서 의자왕에게 사실을 고하고자 궁으로 들어갔는데, 은고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성충의 최대위기가 닫친 느낌이 들더군요. 의자왕에게 간언하다 결국 옥사하게 되었다기보다는 드라마상에서는 은고의 계략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백제의 계백장군를 묘사하려면 황산벌 전투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드라마 <계백>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한데, 다름아닌 계백장군의 일대기를 그리면서 은고-계백이라는 남녀의 로맨스를 너무도 많이 할애했다는 점일 겁니다. 이미 드라마 계백후속작으로 안재욱, 남상미, 이필모, 손담비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빛과그림자>가 28일부터 방영된다고 합니다. 드라마 <계백>은 36부작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죠. 단 3회를 남겨놓고 있는 드라마 <계백>에서 황산벌 전투로 그려지게 될 분량은 고작해야 2회가량인 셈이죠.

김유신(박성웅)의 5만대군을 상대로 5천의 결사대로 백제를 지키고자 했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합니다. 화랑 관창의 이야기뿐 아니라 드라마 상에서 계백의 이동형으로 등장하고 있는 문근(김현성)은 황산벌 전투에서 계백과 조우하게 될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즉 황산벌 전투만으로도 족히 4~5회의 분량이 넘칠 수 있다는 얘기죠. 유독 장수가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는데도 전투씬이 보여지지 않고 애정과 정치드라마로 엿보이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계백 33회에서 당나라와 외교를 끊던 의자왕의 결단력은 통괘함을 주던 장면이었습니다. 고구려와의 동맹을 파기하라고 윽박지르는 장손대인의 모습은 마치 내정간섭을 하려는 속국을 방불케 하던 모습이었는데, 흥수는 의자의 결단에 속시원하다는 표현까지 하면서 마치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듯하기도 했던 모습이었죠.

어찌되었든 은고의 배신으로 백제는 당과 외교를 끊게 될 것이고, 그로인해 신라와 당은 군사적 동맹을 맺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점차 임박해지고 있는 계백장군의 마지막 전투 황산벌의 장엄함이 드라마 <계백>의 시청율을 올리는 데 힘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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