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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리뷰

나는가수다 거미-윤민수, 감정이입의 좋은예와 나쁜 예

by 뷰티살롱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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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나는가수다> 9라운드 경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에 서자마자 호주공연을 끝으로 아쉽게 탈락한 조규찬 다음으로 등장한 가수는 거미였습니다. 거미의 출연은 오래전부터 스포일러로 거론되던 가수이기도 했었고, 출연했으면 하는 가수로 지목되던 가수였죠. 첫 경연에서 거미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부르며 2위를 차지해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이소라의 <난 행복해>는 가수들이 부르기에 힘겨운 곡일 겁니다. 풍부한 감정선을 그대로 노래에 실려서 불러야 하는 노래이기 때문이죠. 또한 후렴구로 갈수록 고음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가수라면이야 고음이 문제시 될것이 없겠지만, 일반인들이라면 따라부르기도 어려운 노래이기도 합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더더욱이나 따라부르기 힘든 노래라 생각이 됩니다. 듣기에는 쉽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멜로디의 곡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따라부른다면 어려운 곡이 이소라의 <난 행복해>라는 곡이라는 것이죠.

9라운드 경연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거미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불렀는데요, 청중평가단들이라면 객석에 앉아서 듣는지라 어쩌면 거미의 클로즈업되는 표정들을 tv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는 자세하게 보질 못할수도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무대위에서 노래하는 가수의 얼굴을 자세히 볼수도 있을텐데, 나는가수다의 생방무대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참석한 적이 없는지라...). 가수들의 디테일한 면을 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시청자들이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카메라 이동에 따라서 브라운관을 통해 가수들이 보여지기 때문이죠.

9라운드 1차경연이 펼쳐진 <나는가수다>의 무대를 보게 되면 두명의 가수가 눈에 띄더군요. 다름아닌 기존 가수인 윤민수와 처음으로 무대에 서게 된 거미였었죠. 두 명의 가수는 비슷한 유형의 음악을 선곡해서 부르게 되었는데, 윤민수는 태연의 <만약에>를 불렀고, 거미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불렀습니다.

윤민수는 얼마전부터 감정과잉이란 점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가수일 겁니다. 처음 무대에 모습을 등장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저런 가수도 있었구나'하는 감탄을 쏟아내게 만들었지만, 경연이 계속될수록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윤민수의 감정선의 폭발은 '감탄'에서 '부담'으로 느껴지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 정점은 아마도 가왕 조용필 특집으로 펼쳐진 경연을 시작으로 감정과잉이 이슈가 되기도 했었을 겁니다.

 
윤민수의 창법이나 혹은 노래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도 많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반면에 부담스러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이 있을거라 여겨지는데, 필자는 그중 한사람이기도 합니다. 태연의 <만약에>라는 노래는 여성이 부르기에는 애절하면서도 염원이 엿보이는 노래일 겁니다. 드라마 OST로 소개된 태연의 싱글 곡이기도 한데, 애절한 노래말과 음은 많은 사람들의 사람을 받았던 곡이죠. 그런데 가수 윤민수에 의해 불리워진 <만약에>는 애절함보다는 처절함이 엿보이는 곡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노래하는 윤민수의 표정에서도 처절함이 묻어나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오는게 윤민수의 무대이기도 했었죠. 열창을 통해서 청중들의 마음을 흔들게 만드는 것이 가수이기는 하지만, 빅마마 이영현과 듀엣으로 불렀던 <체념>, 호주공연에서 불렀던 <아리랑> 등의 노래들을 듣게 되면 마치 감정의 끝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한 부담감이 드는 윤민수의 무대가 아닌가 싶기도 할 겁니다. 그런 부담감은 태연의 <만약에>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지더군요.


노래라는 것이 묘하게도 가수의 감정이 청중들을 동요시키기도 하는데, 구슬진 노래를 부르게 되는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기도 하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이기도 하죠. 가수가 괜한 가수가 아니라는 것이 이러한 감정선을 노래에 실려 부르기 때문이겠죠.

처음으로 무대에 나온 거미는 <난 행복해>를 열창했는데, 들으면서 왠지 눈물이 나려 하더군요. 사실 이소라의 <난행복해>라는 곡은 그렇게까지 눈물샘을 자극하는 정도는 아닌데, 거미에 의해서 불리워지는 <난 행복해>는 왠지 슬프게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요, 노래를 부르는 거미역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노래에 감정을 실려서 불렀기 때문이더군요.


가수여서 무대에 서게 되는 순간이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려 했던 것이고, 그러한 자신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행복을 느꼈던 것이었죠. 거미의 그같은 감정선은 청중평가단에게 전해졌을지 모르겠는데, TV를 통해서 시청하고 있으려니 왠지 마음이 짠~해지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무대가 끝나고 나서 바비킴이 거미를 배웅까지 나오면서 잘 불렀다며 격려해주는 과정에서 거미의 우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청중평가단으로써는 아마도 그러한 무대 뒷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겁니다.

거미의 감정이입을 느끼면서 과거 BMK의 무대가 생각이 나더군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른 BMK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후반부에는 음정까지 놓치게 되었는데, 결국 하위권에 머무는 결과를 보였던 적이 있었지요. 거미의 <난 행복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왜 저 가수는 저렇게 구슬프게 느껴지지?'라는 느낌이 든 것은 어쩌면 거미가 인터뷰에서 말하던 자신의 어려운 일들에 대한 기억들이 노래부를때 생각나서 노래속에 담겨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말 그대로 노래 하나로 가수들이 청중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마법같은 무대를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거미의 무대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면서 감정완급을 조절해나가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표정 하나하나까지 자세하게 볼 수 있는 TV를 통해서만이 어쩌면 거미의 감정변화를 읽을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 보였습니다.

거미의 노래를 들으면서 먼저 부른 윤민수의 무대가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조용필의 조언이었던 자신의 감정을 절제해 가면서 마지막에는 청중들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말이 세삼스럽게 생각나면서 괜히 가왕이라는 칭호가 붙어진 것이 아니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 때로는 청중들을 감동시키고 흔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절제를 통해서 가수가 느끼는 감정을 청중들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프로가수의 진면목은 아닌가 싶더군요. 새롭게 <나는 가수다, 나가수>에 합류한 거미가 앞으로 어떤 음악색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커지네요. 개인적으로 9라운드 1차경연에서 눈길이 가던 가수는 역시 1위를 한 김경호와 처음으로 무대에 서게 된 거미, 그리고 공연이라는 묘미를 여실없이 보여주었던 인순이였는데, 나란히 1,2 3위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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